
동업자가 약속을 안 지킬 때 - 이행 최고 내용증명으로 증거 남기는 법
요약 동업자가 내기로 한 투자금을 안 내거나 맡은 일을 방치할 때, 전화로 따지는 것만으로는 아무 기록도 남지 않습니다. 이 글은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이행 최고' 내용증명을 왜 보내야 하는지,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 보낸 뒤 상대방 반응에 따라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이행 최고 내용증명을 보내야 하는 이유
동업자가 약속했던 출자금을 내지 않거나 맡기로 한 업무를 손 놓고 있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은 "언제까지 이행하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걸 법률 용어로 '이행 최고'라고 합니다. 이 요구를 내용증명으로 보내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동업은 '해지'가 아니라 탈퇴·제명·해산으로 끝납니다
동업은 법적으로 대부분 '조합'입니다(민법 제703조). 판례는 조합에서는 일반 계약처럼 계약을 해제·해지하고 투자금을 그대로 돌려 달라고 할 수 없다고 봅니다. 동업을 정리하는 길은 세 가지뿐입니다.
- 탈퇴: 내가 동업에서 빠지고, 그 시점의 재산 상태에 따라 내 몫을 정산받습니다(민법 제716조, 제719조).
- 제명: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나머지 동업자 전원의 뜻으로 약속을 어긴 동업자를 내보냅니다(민법 제718조).
- 해산청구: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동업 자체를 끝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합니다(민법 제720조).
여기서 이행 최고의 진짜 역할이 드러납니다. 동업 기간을 정해 둔 경우 탈퇴에는 '부득이한 사유'가, 제명에는 '정당한 사유'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약속을 어겼고, 기회를 주고 이행을 요구했는데도 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바로 그 사유를 증명하는 자료입니다. 이행 최고 내용증명은 동업을 끝내는 수단이 아니라, 끝낼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첫 단계입니다.
말뿐인 약속을 기록으로 바꿉니다
상대방은 나중에 "언제까지 하라는 말은 들은 적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은 어떤 내용을 언제 누구에게 보냈는지 우체국이 증명하고(우편법 시행규칙 제25조) 등본을 3년간 보관합니다(제48조). "받은 날부터 10일"처럼 기한을 도착일 기준으로 정했다면 등기번호로 배달일을 조회해 두고, 전자 내용증명을 함께 보냈다면 상대방이 열람한 시각 기록도 보관하세요.
변호사 코멘트 상담에서 "계약 해지한다고 통보했으니 이제 끝난 거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동업은 그렇게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해지 통보만 덜렁 보내면 상대방이 "저 사람이 먼저 동업을 깼다"고 주장할 빌미가 됩니다. 순서는 이행 최고가 먼저입니다. 기회를 줬다는 기록이 있어야 그다음 탈퇴든 제명이든 내 쪽에 명분이 생깁니다.
꼭 넣어야 할 내용 3가지
내용증명에 정해진 양식은 없습니다. 같은 문서 3통을 준비하고, 문서와 봉투에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주소를 똑같이 적으면 됩니다. 다만 아래 세 가지는 빠뜨리면 안 됩니다.
구체적인 위반 사실
"약속을 안 지켰으니 계약 위반이다"처럼 막연하게 쓰면 안 됩니다. 어떤 약속을 어떻게 어겼는지 날짜와 금액으로 적습니다. "2026년 5월 1일까지 입금하기로 한 2차 출자금 5,000만 원이 현재까지 미납되었습니다", "계약서 제5조의 마케팅 업무를 2026년 6월부터 3개월간 전혀 수행하지 않았습니다"처럼 씁니다. 출자금을 늦게 낸 동업자는 연체이자에 더해 그로 인한 손해까지 배상해야 하므로(민법 제705조), 미납으로 생긴 손해가 있다면 그것도 적어 둡니다.
이행 기한
상대방에게 바로잡을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법에 정해진 일수는 없고, 이행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기간이면 됩니다. "이 문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미납 출자금을 입금하시기 바랍니다"처럼 기한을 분명히 적습니다.
기한을 넘기면 어떻게 할지
기한까지 이행하지 않으면 어떤 조치를 할지 미리 알립니다. "위 기한까지 이행하지 않을 경우 동업 관계 정리를 위한 절차(탈퇴에 따른 정산, 제명, 해산청구)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습니다"라고 적습니다. 동업 계약서에 "의무를 어기면 탈퇴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 있다면 그 조항도 근거로 씁니다.
변호사 코멘트 기한은 요구하는 내용에 맞춰 잡습니다. 출자금 입금처럼 하루면 되는 일은 7~10일이면 충분하고, 업무 이행처럼 시간이 드는 일은 "○월 ○일까지 △△ 결과물 제출"처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을 함께 적어야 합니다.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라"처럼 이행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요구는, 나중에 상대방이 "했다"고 하면 반박할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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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 뒤 상대방 반응에 따라
합의를 제안해 올 때: 새 약정서와 공정증서
내용증명을 받은 상대방이 "곧 이행하겠다"며 합의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말만 믿고 넘어가면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할지, 어기면 어떤 책임을 지는지 적은 새 약정서를 쓰고, 공증을 받아 두세요. 특히 돈을 지급하기로 한 약속은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문구를 넣은 공정증서로 만들어 두면, 다시 어겼을 때 재판 없이 바로 강제집행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56조). 다만 집행하려면 공증인에게 집행문을 받아야 하고, 업무를 하겠다는 약속처럼 돈이 아닌 의무는 이 방법으로 강제할 수 없습니다.
끝까지 무시할 때: 정리 절차로
기한을 줬는데도 답이 없다면 관계를 정리할 차례입니다. 이행 최고와 그 무시 기록이 있으니 탈퇴나 제명의 사유는 갖춰진 셈입니다.
- 탈퇴 통보와 정산금 청구: 탈퇴 의사를 내용증명으로 보내고, 탈퇴 시점의 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내 지분에 해당하는 몫을 정산해 달라고 청구합니다. 투자한 원금을 그대로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세요. 탈퇴 통보 내용증명 작성법과 정산 방법은 동업 정리 내용증명 - 탈퇴 통보부터 투자금 정산까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가압류: 상대방이 사업 자금이나 재산을 빼돌릴 조짐이 있으면 소송 전에 가압류를 신청합니다(민사집행법 제276조, 제277조).
- 정산금 청구 소송: 합의가 안 되면 소송으로 정산금과 손해배상을 함께 청구합니다.
변호사 코멘트 "곧 하겠다"는 말을 믿고 몇 달을 더 기다리다 오시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상대방이 합의를 제안하는 순간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그 자리에서 공정증서까지 받아 두면 그다음부터는 소송 없이 움직일 수 있고, 거부한다면 이행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니 미련 없이 정리 절차로 가면 됩니다.
정산금 청구 소송은 장부 확보, 정산 기준일, 지분 비율까지 다툴 쟁점이 많아 소장 단계부터 변호사가 정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로에버에 의뢰하시면 변호사가 꼼꼼하게 검토해서 진행해드립니다. → 로에버 민사소송 의뢰하기
정리
- 동업은 해지로 끝나지 않습니다. 탈퇴, 제명, 해산청구 중 하나로 정리하고, 그 사유를 만드는 첫 단계가 이행 최고입니다.
- 내용증명에는 구체적인 위반 사실, 이행 기한, 기한을 넘기면 할 조치를 적습니다.
- 상대방이 합의를 제안하면 새 약정서와 공정증서를 받아 두고, 무시하면 탈퇴 통보와 정산금 청구로 넘어갑니다.
동업자와 사이가 틀어지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쉽지만, 화를 내는 것만으로는 내 돈과 권리를 지킬 수 없습니다. 지금 내 상황에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먼저 확인해 보세요. → 내 사건 진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