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증명을 받았을 때 - 무시해도 되는지, 답변서는 어떻게 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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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우체국에서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통장이 묶이거나 재산이 압류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냥 두어서도 안 됩니다. 이 글에서는 내용증명이 법적으로 어떤 문서인지, 답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답변서에 꼭 넣어야 할 것과 쓰면 안 되는 말은 무엇인지, 그리고 소송까지 가지 않고 마무리하는 방법까지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목차
내용증명이란? 판결문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내용증명은 "내가 이런 내용의 문서를 언제 누구에게 보냈다"는 사실을 우체국이 공적으로 증명해 주는 우편입니다(우편법 시행규칙 제25조). 우체국이 등본을 3년 동안 보관하기 때문에(제48조), 보낸 쪽이든 받은 쪽이든 나중에 그 내용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받았다고 강제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내용증명 자체에는 아무런 강제력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통장이나 재산을 압류하려면 확정판결이나 확정된 지급명령, 공정증서처럼 법이 인정하는 '집행권원'이 있어야 하는데, 내용증명은 그 전 단계에서 "이런 요구를 했다"는 기록을 남겨 두는 문서일 뿐입니다. 다만 나중에 재판이 열리면 상대방은 언제 무엇을 요구했는지를 바로 이 문서로 증명하게 되므로, 가볍게 넘길 서류는 아닙니다. 내용증명의 법적 효력에 관해서는 내용증명이란? 법적 효력과 흔한 오해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상대방이 내용증명을 보내는 이유
상대방이 굳이 내용증명까지 보내는 데에는 보통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해결하지 않으면 법대로 하겠다"는 압박이고, 다른 하나는 시효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돈을 받을 권리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는데(민법 제162조), 내용증명으로 독촉(최고)해 두면 그때부터 6개월 동안 시효가 멈춥니다(민법 제174조). 그래서 내용증명을 받았다면 상대방이 6개월 안에 지급명령이나 소송으로 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준비하는 편이 맞습니다. 이 6개월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는 소멸시효 중단 내용증명 - 6개월을 벌기 위한 가이드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봉 변호사 코멘트
내용증명을 받으면 먼저 받은 날짜를 적어 두세요. 상대방이 정한 답변 기한을 계산할 때도, 나중에 소송에서 언제 도달했는지를 따질 때도 이 날짜가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발신인이 누구인지 한 번 보세요. 상대방 본인 이름으로 왔다면 아직 협상의 여지가 있는 단계인 경우가 많고, 변호사나 법무법인 이름으로 왔다면 이미 다음 절차까지 준비해 둔 경우가 많습니다.
무시하면 어떻게 되나
내용증명에 꼭 답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고, 답하지 않았다고 해서 상대방 주장을 인정한 것이 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침묵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침묵은 나중에 불리하게 읽힐 수 있습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법원은 양쪽이 그동안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며 판단합니다(민사소송법 제202조). 사실과 다른 주장을 받고도 한 번도 반박하지 않았다면 "그때는 왜 아무 말이 없었느냐"는 질문을 받을 수 있고, 그 침묵이 상대방 주장에 무게를 실어 주는 쪽으로 참작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내용에 틀린 부분이 있다면 짧게라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남겨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7일 안에 답하라'는 기한의 의미
내용증명에는 보통 "받은 날부터 7일(또는 14일) 안에 답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문구가 들어 있습니다. 이 7일 또는 14일은 법이 정한 기간이 아니라 보내는 사람이 임의로 정한 날짜이기 때문에, 하루 늦었다고 해서 곧바로 불이익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다만 계약 위반을 이유로 "기한까지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증명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그 기한이 지나는 순간 상대방에게 계약을 해제하거나 소송을 낼 권리가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민법 제544조). 대화로 풀어 볼 생각이 있다면 기한 안에 "검토 중이니 기다려 달라"는 정도라도 알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봉 변호사 코멘트
내용증명을 무시했을 때 실제로 다음에 오는 것은 소장보다 지급명령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급명령은 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되어 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기 때문에, "등기는 안 받으면 그만"이라며 우편을 피하는 것이 가장 나쁜 선택입니다. 내용증명 단계에서 미리 내 입장을 정리해 두어야 지급명령이 왔을 때 2주 안에 차분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답변서 쓰는 법
내가 보내는 답변서도 나중에 재판에서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그래서 상대방 문서를 반박하는 글이 아니라 제3자인 판사가 읽을 글이라고 생각하고 쓰는 것이 좋습니다. 수신인·발신인·날짜 같은 기본 구성은 보내는 쪽 내용증명과 같으니 내용증명 작성법 -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들을 참고하시고, 여기서는 답변서에만 해당하는 요령을 다룹니다.
먼저 상대방 글을 한 문장씩 확인합니다
답변서를 쓰기 전에 상대방이 보낸 내용을 한 문장씩 짚어 가며 아래 세 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 상대방이 적은 날짜와 금액이 실제와 맞는지
- 내가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먼저 원인을 제공한 부분은 없는지
- 계약서나 문자, 통화 녹음처럼 상대방 주장을 뒤집을 자료가 나에게 있는지
틀린 부분은 "○월 ○일 ○○원을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실제로는 ○○입니다"처럼 구체적으로 짚어 주고, 맞는 부분은 굳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요령입니다.
절대 쓰면 안 되는 말
가장 피해야 할 것은 감정적인 호소와 성급한 사과입니다. "사정이 어려워 늦어져 죄송합니다" 같은 문장은 빚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채무 승인'으로 읽혀 시효를 중단시킵니다(민법 제168조). 시효가 이미 지난 돈이라면 더 조심해야 하는데, 시효가 끝난 뒤에 빚을 인정하는 말을 하면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되어 이미 사라진 빚이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 주장이 맞는지 틀린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아래 한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귀하가 보낸 내용증명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구체적인 내용은 법률 검토 후 답변하겠습니다.
봉 변호사 코멘트
답변서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실수가 "일부는 맞지만"으로 시작하는 문장입니다. 억울한 부분만 반박하려다 나머지를 통째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금액은 적지 않고, 사과는 하지 않고, 사실관계 반박은 짧게. 이 세 가지만 지켜도 답변서 때문에 불리해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보내는 방법
답변서도 기록이 남도록 내용증명으로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문서 3통을 출력해 우체국 창구에 가져가면(우편법 시행규칙 제48조) 한 통은 우체국이 보관하고, 한 통은 상대방에게 가고, 나머지 한 통은 우체국 도장이 찍혀 나에게 돌아옵니다. 영수증의 등기번호로 배달 여부와 배달일을 조회해 두세요. 상대방 전화번호를 안다면 로에버 전자발송도 쓸 수 있습니다. 상대방 휴대전화로 링크가 가고, 본인인증을 거쳐 열람하면 언제 누가 확인했는지 기록된 '수신확인서'가 발급됩니다.
내용증명 작성이나 우체국 방문이 어렵다면 로에버 내용증명 서비스에서 간편하게 작성하고 발송할 수 있습니다. 문서 출력부터 우체국 접수까지 대신 해드리고, 실시간으로 배송 현황 조회도 해드립니다. 상대방 전화번호를 아는 경우에는 전자 내용증명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 로에버 내용증명 바로가기
소송 전에 끝내려면
내용증명 단계에서 마무리할 수 있다면 소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모두 아낄 수 있습니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자료로 이야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료로 반박하세요
상대방이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것은 결국 요구를 들어 달라는 뜻입니다. 전화로 따지는 대신 이체 내역이나 영수증, 계약서, 카톡 대화처럼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당신 주장은 이 자료와 다르다"고 하나씩 보여 주세요. 카톡이나 문자 같은 전자 기록도 증거가 됩니다(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4조). 자료가 분명하면 상대방도 소송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먼저 합의를 제안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 주장이 맞다면 조건을 정해 끝내세요
반대로 빚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무시는 답이 아닙니다. 어차피 지급명령이나 소송으로 가면 이자와 소송비용까지 더해져 돌아오기 때문에, 이때는 답변서에 "금액은 인정하되 ○월까지 ○회에 나누어 갚겠다"처럼 현실적인 조건을 먼저 제안하는 편이 낫습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도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의가 되면 금액과 지급 방법, 지급일을 적고 "이 합의 외에는 서로 더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장을 넣은 합의서를 양쪽이 서명해 남겨 두세요. 이 문장이 없으면 다 갚은 뒤에 이자나 다른 명목으로 다시 청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필요한 경우
청구 금액이 크거나 사실관계가 복잡할 때, 상대방이 이미 변호사를 선임해서 보내 왔을 때, 어떤 말을 써야 유리할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혼자 답하지 말고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로에버 변호사 상담 접수하기
정리
- 내용증명은 기록이지 집행권원이 아닙니다. 받았다고 압류되지는 않지만, 6개월 안에 지급명령이나 소송이 올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하세요.
- 답할 의무는 없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짧게라도 반박을 남기세요. 침묵은 나중에 불리하게 읽힐 수 있습니다.
- 답변서에는 사과와 금액, "일부는 맞다"는 말을 쓰지 마세요. 판단이 서지 않으면 "사실과 다르며 법률 검토 후 답변하겠다"는 한 문장이면 됩니다.
- 빚이 맞다면 무시하지 말고 분할 납부 같은 조건을 제안해 합의서로 끝내세요.
- 내용증명 다음은 지급명령입니다. 등기를 피하지 말고, 지급명령이 오면 2주 안에 이의신청하세요.
내가 받은 내용증명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상대방이 다음에 무엇을 할지 막막하다면 먼저 확인해 보세요. → 내 사건 진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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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진
로에버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법무법인 여는, 클라스한결, 덕수를 거쳐 로에버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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