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계약을 안 지키겠다고 할 때 - 이행거절 증거 남기기와 손해배상 계산
민사소송

상대방이 계약을 안 지키겠다고 할 때 - 이행거절 증거 남기기와 손해배상 계산

김범준 대표변호사
김범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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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상대방이 계약을 지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면, 기간을 정해 다시 요구하는 절차(법률 용어로 '최고') 없이도 계약을 바로 해제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상대방이 미리 "안 하겠다"고 밝히는 것을 법률 용어로 '이행거절'이라고 합니다. 손해배상액은 원칙적으로 상대방이 거절한 시점의 시세를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이 글은 이행거절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요건, 거절 의사를 증거로 남기는 방법, 손해배상액을 계산하는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계약을 안 하겠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원래 상대방이 약속한 날짜에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기 전에 적당한 기간을 정해 "그때까지 이행하라"고 한 번 더 요구해야 합니다(민법 제544조 본문). 그런데 상대방이 처음부터 "절대로 안 하겠다"고 나오는데 굳이 기한을 주고 기다릴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서 법은 상대방이 미리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한 경우에는 이런 요구 없이도 해제할 수 있다고 적어 두었습니다(제544조 단서).

법적으로 인정되는 이행거절의 의미

이행거절은 단순히 답장이 늦거나 고민 중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계약을 지킬 뜻이 없음을 분명하고 확정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는 약속한 이행 날짜가 오기 전이라도, 다시 요구하는 절차 없이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5다63337 판결).

이때는 내 쪽 의무를 먼저 이행하거나 이행할 준비를 갖춰 보여 줄 필요도 없습니다. 상대방이 이행거절 의사를 명백히 밝혔다면 최고나 자기 채무의 이행 제공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0다40995 판결).

거절 의사가 확실한지 따져보는 법

상대방의 말이 법적으로 이행거절에 해당하는지는 그 말 한마디만 떼어 놓고 보지 않습니다. 법원은 계약 이행에 관한 당사자의 행동과 계약 전후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위 2005다63337 판결). 그래서 "조건을 조금 바꿔 달라", "사정이 생겨 조금 힘들 것 같다" 정도의 말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누가 봐도 "이 사람은 다시 요구해도 안 하겠구나"라고 생각할 만큼 태도가 완강해야 합니다.

판단이 애매한 상황이라면 이행거절을 이유로 바로 해제하는 것보다, 기간을 정해 이행을 요구하는 통보를 먼저 보내는 쪽이 안전한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이 그 기간에도 이행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해제 요건이 갖춰지기 때문입니다.

김 변호사 코멘트

상대방이 "다시 생각해 보겠다", "조건을 조정하자"고 말한 것을 거절로 받아들여 바로 해제 통보를 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말은 법원에서 이행거절로 인정받기 어려운 편이고, 오히려 내 쪽이 먼저 계약을 깬 것으로 다투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거절 의사가 완전히 확실하지 않다면 "며칠까지 이행해 달라"는 통보를 한 번 보내고 그 결과를 보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빠른 길인 경우가 많습니다.

독촉 없이 바로 계약을 해제하는 요건

상대방의 거절이 확실하다면 다시 요구하는 절차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계약을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돌리고, 내가 이미 준 돈이 있다면 돌려받는 과정입니다(제548조). 다만 해제는 상대방에게 "해제한다"는 뜻을 전해야 효력이 생깁니다(제543조 제1항).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으면 계약은 그대로 유지되니 주의하세요.

다시 요구하지 않고 해제 가능한 경우

상대방이 "돈을 더 주지 않으면 물건을 안 넘기겠다"거나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계약을 지킬 가능성이 없거나 안 하겠다는 뜻이 분명하면 "귀하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합니다"라는 내용을 담아 통보하면 됩니다.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551조, 제390조).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내가 해제 통보를 하기 전에 상대방이 거절을 거두고 "이행하겠다"고 돌아서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 내 쪽 의무를 이행할 준비를 갖춰 제공하고 기간을 정해 이행을 요구한 뒤에야 해제할 수 있습니다(위 2000다40995 판결). 거절이 확실하다고 판단했다면 통보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해제 통보를 어떤 형식으로 보내야 하는지는 내용증명 작성법 -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들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해제 뒤 계약금을 돌려받는 과정은 계약금 환불을 거절당했을 때 -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와 소비자원·지급명령 글을 참고하세요.

거절 증거로 쓰기 좋은 문자 예시

나중에 상대방이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발뺌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거절 의사는 통화보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처럼 글로 남는 방법으로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다음과 같은 요소가 들어간 답장을 확보해 두세요.

  • 어느 계약인지(계약 날짜, 대상)
  •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
  • 그 이유(이유가 없더라도 거절 의사가 분명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월 ○일 계약한 건은 어떤 이유로든 이행할 의사가 없습니다"와 같은 답장이면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통화로만 들었다면 통화 직후 "방금 전화로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맞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라고 문자를 보내 답을 받아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해제 통보 역시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생깁니다(제111조 제1항).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보냈다면 상대방이 읽었는지 확인해 두고, 등기우편으로 보냈다면 영수증의 등기번호로 배달 여부와 배달일을 조회해 두세요.

김 변호사 코멘트

거절 의사를 글로 받아 두라고 하면 "상대방이 그런 걸 써 주겠느냐"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상대방이 화가 난 상태에서 "못 하겠다", "다른 데 팔았다"고 먼저 문자를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 한 줄이 사건의 승부를 가르기도 합니다. 반대로 내 쪽에서 감정적으로 보낸 메시지가 "먼저 계약을 깬 쪽은 당신"이라는 반박 자료로 쓰이는 경우도 있으니, 상대방과 주고받는 글은 사실 확인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해배상액을 계산하는 기준 시점

상대방이 계약을 거절해서 입은 손해는 금액으로 계산해서 청구해야 합니다.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시세가 자주 바뀌는 물건이라면 '어느 날의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할지가 핵심입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이행거절 의사를 명백히 표시해 최고 없이 해제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라면, 이행거절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봅니다(위 2005다63337 판결).

거절 시점 시세로 배상받는 원칙

계약한 가격과 거절 당시 시가의 차액이 손해의 기본이 됩니다. 예를 들어 5억 원에 사기로 한 아파트가 상대방이 거절한 날 시세로 5억 5천만 원이라면 차액 5천만 원이 통상적인 손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절 이후에 가격이 더 올랐더라도 그 최고가를 기준으로 청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시세 자료는 다음과 같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 부동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거절 시점 전후의 비슷한 물건 실제 거래 가격을 찾아 두세요.
  • 상장 주식: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거절 당일 종가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 두었다면 원칙적으로 그 금액이 기준이 됩니다(제398조).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한 것으로 추정되고(제398조 제4항), 이 경우 다른 약정이 없다면 실제 손해가 예정액보다 커도 넘는 부분을 따로 청구하기 어렵습니다(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다41719 판결). 반대로 예정액이 지나치게 많으면 법원이 줄일 수도 있습니다(제398조 제2항).

김 변호사 코멘트

손해액 다툼에서 자주 보는 실수는 소송을 시작할 때의 시세로 차액을 계산해 청구하는 것입니다. 거절 시점과 소송 시점 사이에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 법원에서 인정되는 금액과 청구 금액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그만큼 인지대와 패소 부분 소송비용을 떠안게 됩니다. 거절 시점의 시세 자료를 먼저 확보하고 그 금액으로 청구 범위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손해를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내가 입은 피해를 객관적인 서류로 증명해야 합니다. 다음 서류를 미리 챙겨 두세요.

  • 당초 체결한 계약서 사본
  •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보낸 이체 내역서
  • 상대방이 거절 의사를 밝힌 문자나 카카오톡 캡처(날짜가 보이도록)
  • 거절 당시 해당 물건의 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 내가 보낸 해제 통보와 도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청구할 금액이 정해져 있고 상대방이 다투지 않을 것 같다면, 법원이 서류만 보고 지급을 명하는 지급명령 절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지급명령을 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면 일반 민사소송으로 넘어갑니다(민사소송법 제470조 제1항, 제472조 제2항). 이행거절 손해배상은 거절 여부와 손해액을 두고 다툼이 생기기 쉬운 편이어서, 처음부터 소송으로 가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급명령이 맞는 사건인지는 지급명령신청 요건 - 아무 때나 쓸 수 있을까? 글에서 확인해 보세요. 로에버에 의뢰하시면 변호사가 소장을 작성해서 제출해드립니다. → 로에버 민사소송 의뢰하기

정리

  1. 상대방이 계약을 지키지 않을 뜻을 분명하고 확정적으로 표시했다면, 약속한 이행 날짜 전이라도 다시 요구하는 절차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조건을 바꿔 달라" 정도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2. 해제는 상대방에게 "이행거절을 이유로 해제한다"고 통보해 도달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통보 전에 상대방이 거절을 거두면 내 의무의 이행을 제공하고 기간을 정해 다시 요구해야 해제할 수 있습니다.
  3. 거절 의사는 카카오톡이나 문자처럼 글로 남는 방법으로 받아 두고, 해제 통보는 읽음 여부나 등기 배달 기록을 남겨 두세요.
  4. 손해배상액은 원칙적으로 거절 시점의 시세를 기준으로 계산하고, 그 뒤 오른 최고가를 기준으로 하기는 어렵습니다. 계약서에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그 금액이 기준입니다.
  5. 계약서, 이체 내역, 거절 메시지 캡처, 거절 시점 시세 자료, 해제 통보 도달 자료를 미리 갖춰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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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변호사

김범준 대표변호사

김범준

로에버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와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법무법인 덕수, 순직해병 특검을 거쳐 로에버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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